“IP 다 땄다” 디스코드/온라인 게임에서 IP 해킹 협박, 진짜 위험할까?

한 게이머가 자신의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겁에 질려 있으며, 모니터 채팅창에는 "너 IP 땄다"는 협박 메시지가 떠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 좀 이겼다고, 혹은 디스코드에서 의견이 좀 안 맞았다고 상대방이 갑자기 채팅창에 이런 말을 남깁니다.

“ㅋㅋㅋ 너 IP 땄다. 두고 봐.”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내 컴퓨터가 해킹당하는 건가?’, ‘우리 집 주소가 인터넷에 공개되는 건 아닐까?’, ‘내 개인정보가 다 털리는 거 아냐?’ 온갖 무서운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죠.

하지만 결론부터 시원하게 말씀드릴게요. 99.9%는 그냥 겁주려는 ‘허풍’이고, 당신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 지긋지긋한 IP 해킹 협박이 왜 별것 아닌지, 그리고 진짜 우리가 조심해야 할 사이버 위협은 무엇인지 속 시원하게 알려드릴게요.

바쁘시죠? 3-줄 요약만 보고 가세요!

  1. IP 주소는 단독으로는 특정 개인을 식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될 경우 개인정보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는 ‘서울시 어딘가 사는 사람’ 정도의 대략적인 위치와 사용하는 인터넷 통신사 정보만 알 수 있을 뿐, 이름이나 정확한 집 주소 등은 알 수 없습니다.
  2. 요즘 디스코드나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은 ‘서버’를 거치기 때문에, 상대방은 내 진짜 IP가 아닌 게임 서버의 IP만 볼 수 있습니다. 즉, 애초에 딸 IP가 없어요.
  3. 진짜 위협은 인터넷을 잠시 마비시키는 ‘디도스(DDoS)’ 공격 정도지만, 이것도 전문적인 지식 없이는 불가능하며, 불법이라 처벌이 무겁습니다.

“너 서울 사는구나?” – IP 주소로 알 수 있는 것의 명확한 한계

먼저 ‘IP 주소’라는 놈의 정체부터 알아야 합니다.

대한민국 지도 위에 'IP 주소'라는 핀이 꽂혀있지만, 핀은 특정 건물이 아닌 '서울'이라는 도시 전체를 포함하는 거대하고 흐릿한 원을 가리키고 있다.

IP 주소는 인터넷 세상의 ‘아파트 동(棟) 주소’ 같은 거예요. 데이터가 내 컴퓨터를 찾아오기 위한 주소일 뿐이죠. 중요한 건, 이 주소로는 ‘서울특별시 서초구’처럼 아주 넓은 지역 단위와 내가 쓰는 인터넷 통신사(KT, SKT 등) 정보까지만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절대로 ‘OO아파트 OOO호에 사는 홍길동’처럼 상세한 개인정보는 알 수 없습니다. 누군가 내 IP 주소를 알았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고작 ‘서울 서초구 어딘가에서 KT 인터넷을 쓰는 사람’ 정도가 전부입니다. 이걸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죠.

“사실 네 IP는 보이지도 않아” – 최신 게임 서버의 비밀

“그래도 내 IP 주소를 알아냈다는 사실 자체가 찝찝해요!” 라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을 알려드릴까요?

한 명의 사용자가 '게임 서버'라는 이름의 거대한 보호막 안에 안전하게 있고, 외부의 공격자가 사용자를 보려 하지만 보호막의 주소만 보일 뿐, 사용자의 진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요즘 대부분의 환경에서는 상대방이 당신의 IP 주소를 알아낼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 디스코드 음성 채팅: 일반적으로 우리가 디스코드에서 친구와 대화할 때, 내 목소리는 친구 컴퓨터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디스코드 서버’라는 중간 지점을 거쳐서 전달됩니다. 친구에게 보이는 건 내 IP가 아니라 디스코드 서버의 IP 주소뿐이죠. 다만, 2025년 10월 디스코드의 외주 고객센터 해킹 사례처럼, 제3자 서비스 업체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 시도에 IP 주소가 포함될 수 있으므로, 항상 공식적인 경로 외의 링크나 정보 요청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 (롤, 오버워치, 배그 등): 이런 게임들도 모든 유저를 ‘게임 서버’에 연결해서 데이터를 주고받게 합니다. 유저들끼리는 서로의 IP를 전혀 알 수 없는 구조입니다.

마치 우리가 ‘비밀 요원’처럼 서버라는 ‘안전가옥’을 통해서만 서로 통신하는 것과 같아요. 상대방이 “네 IP 땄다”고 말한다면, 그건 그냥 게임 서버 주소를 보고 착각했거나, 당신을 겁주려고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겁니다.

진짜 위협 ‘디도스(DDoS)’ 공격, 하지만 걱정 마세요

0.1%의 확률로, P2P(개인 간 직접 연결) 방식을 쓰는 아주 오래된 게임을 하거나, 출처를 알 수 없는 링크를 클릭해서 진짜로 내 IP가 노출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때 상대방이 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공격이 ‘디도스(DDoS)’입니다.

디도스 공격은 ‘우리 집 초인종을 1초에 수천 번씩 누르는’ 악성 장난전화 같은 거예요.

내 컴퓨터를 해킹해서 파일을 훔쳐보는 게 아니라, 내 인터넷 회선에 엄청난 양의 쓸모없는 데이터를 퍼부어서 인터넷을 마비시키는 거죠. 결국 나는 게임에서 튕겨나가게 됩니다. 매우 기분 나쁜 ‘괴롭힘’이지만, 내 개인정보가 털리는 IP 해킹과는 거리가 멉니다.

심지어 이 디도스 공격도 전문적인 지식과 좀비 PC 같은 자원이 필요해서, 게임에서 화 좀 났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그리고 명백한 불법 행위라 시도하는 순간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죠.


혹시 더 궁금한 분들을 위한 TMI!

대부분의 가정집 인터넷은 ‘유동 IP’ 방식을 사용합니다. 컴퓨터를 껐다 켜거나 공유기를 재부팅하면 IP 주소가 바뀌는 경우가 많죠. 즉, 어쩌다 내 IP가 노출되었다 해도, 공유기 전원 한번 껐다 켜면 그 주소는 더 이상 내 주소가 아니게 되는 겁니다. 협박범 입장에서는 힘들게 알아낸 주소가 다음날 가보니 다른 사람 집으로 바뀌어 있는 셈이죠.

한 명의 사용자가 인터넷으로 데이터를 보낼 때, 데이터가 'VPN'이라고 적힌 투명 망토를 뒤집어쓰고 이동하여 아무도 그 출처를 알 수 없는 모습.

그래서 결론은 뭐냐면요

“IP 땄다”는 협박은 온라인 세상의 대표적인 ‘허세’이자 ‘공갈’입니다. 그 말에 겁먹고 불안에 떠는 것이야말로 상대방이 진짜 원하는 결과죠.

썸네일과 같은 게이머가 이제는 겁먹지 않고, 자신감 있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협박 메시지 옆에 있는 '차단'과 '신고' 버튼을 누르고 게임을 계속 즐기고 있다.

이제부터 이런 협박을 들으면, 쫄지 말고 이렇게 생각하세요. “아, 이 친구가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는구나. 안쓰럽네.” 그리고 바로 채팅 차단과 신고 버튼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여러분의 개인정보 보호는 생각보다 훨씬 더 튼튼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막연한 공포에 휘둘리지 말고, 정확한 정보를 알고 즐겁게 게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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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궁금하시죠? (FAQ)

P2P 방식을 쓰는 옛날 게임은 정말로 IP 노출이 위험한가요?

네, 이론적으로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1이나 워크래프트3 같은 일부 고전 게임들은 P2P 방식을 사용해서, 특정 툴을 사용하면 같은 방에 있는 유저의 IP를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IP 주소 자체로는 큰 위협이 되지 않으며, 정말 걱정된다면 이런 게임을 할 때만 VPN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렇다면 해커들은 대체 어떻게 개인정보를 빼내는 건가요?

진짜 해킹은 IP 주소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피싱’이라는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무료 아이템 지급!” 같은 가짜 이벤트 링크를 보내서, 우리가 직접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게 만드는 방식이죠. 모르는 사람이 보낸 링크는 절대 클릭하지 않는 것이 IP 주소를 숨기는 것보다 백만 배 더 중요합니다.

IP 협박한 사람을 고소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IP를 빌미로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것은 정보통신망법상 ‘사이버 스토킹’ 또는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채팅 내역을 명확하게 스크린샷으로 찍어두고,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이나 가까운 경찰서에 증거와 함께 신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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